• 최종편집 2024-02-01(목)
 
  • “좋은 공간에서 좋은 커피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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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은 참으로 소중하다. 비록 그 일상이 지루하고 재미없고 때로 버겁고 힘들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의 소중함 만큼이나 그 틈새에서 비일상(非日常)을 즐겨야 함을 잘 안다.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들은 내 소중한 일상을 견딜 수 있게 하며 삶의 조화로움도 맛볼 수 있게 한다.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시골길을 찾아 걷기, 뷰가 멋진 카페에서 멍하니 통창을 바라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맛 좋은 커피 한 잔을 음미하기, 내 취향의 음악과 함께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기...

이 모든 것이 가능한 일상 속 비일상의 공간을 찾았다. 경남 함안의 멋스러운 카페 ‘투폴드’다. _김유미 기자

 

 

「프랑스 사람들에게는 자신만의 카페, 빵집, 술집 등이 있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즉 '나의 공간'이 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자주 가는 곳? 집 앞에 있는 곳? 제가 즐겨 찾던 카페들에 대해 곰곰이 반추해 보자면 주로 '분위기'가 좋았던 공간이었습니다. 조금 뻔하기도 하고 추상적이지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야외테라스 그늘에 앉아 있을 때 들려오는 새소리, 얼굴에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 적당히 깔리는 음악과 옆 테이블 손님들의 웃음소리, 친절한 직원의 응대 등 여러가지 편안하고 긍정적인 요소들이 모여 '좋은 분위기'를 자아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맛있는 커피는 기본 옵션이겠죠?) 이런 곳은 집에서 가깝지 않아도 자연스레 생각이 나고 발길이 닿게 됩니다. 투폴드의 공간 또한 핫플이 되고 싶다기보단 여러 사람들에게 '나의 카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기획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투폴드를 자신 있게 '나의 카페'라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황  현 대표가 직접 쓴 글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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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회적이고 세련된 외모에 깊은 사유(思惟)를 바탕으로 한 진중한 말과 글, 황현 대표야말로 투폴드와 같은 반전 매력의 소유자였다. 

영미문학을 전공한 황 대표는 서울에서 인하우스 마케터(브랜드사 기업에 속해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사람)로 활동하던 중 지난 2022년, 가슴 안쪽 깊이 담아두었던 ‘커피’에 대한 진심과 열정을 감추지 못하고 뭔가에 이끌리듯 고향인 경남 함안으로 내려왔다. 일 년에 사이클을 15,000km 탈 정도로 마니아였던 그가 힘들게 쌓아온 경력도, 단순 취미 이상이었던 자신만의 생활도 모두 뒤로한 채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다.

“부모님께서 운영하시던 가게에 오시던 단골손님들께서 ‘이곳 연꽃 저수지 풍경이 너무 아름다우니 나중에 카페를 열면 멋스럽겠다’는 말씀을 종종 하셨나 봐요. 연세가 드시고 일이 버거워지시면서 그 생각이 나셨는지 어느날, 저에게 의중을 물어오시더군요. 갑작스러웠지만 ‘지금이 기회다. 한번 해보자’싶었어요. 아마도 마음 깊숙히 ‘본격적으로 커피를 공부해 보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가 제공해 드려야 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확실히 마음가짐이 달라지더라구요. 아버지와 함께 낮에는 철거부터 시작해 페인트칠까지 직접 공사에 뛰어들고 밤에는 커피와 경영 공부를 비롯해 오픈 준비에 집중하는 생활이 6개월 동안 이어졌습니다. 자는 시간도 쪼개가며 정말 쉽지 않은 여정이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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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주차장을 지나 투폴드 입구에 들어서면 높은 콘크리트 벽이 나온다. 입구 대형 거울 앞 사진 스폿을 지나 벽을 따라 걸어오다가 탁 트인 저수지와 심플한 카페 건물을 마주하는 순간, 짜릿하기까지 한 그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반전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안과 밖, 앞과 뒤, 분위기가 다른 두 공간을 표현하는 뜻으로 투폴드라 이름 지었죠. 앞마당에 아주 큰 느티나무가 있는데 연꽃 가득한 저수지 못지않게 푸릇푸릇한 조경들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주 더운 여름 말고는 야외 공간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구요.”


투폴드의 매력은 비단 저수지 뷰뿐만이 아니다. 화이트&우드 톤의 따뜻한 감성의 테이블과 좌석들, 곳곳의 감각 있는 소품을 비롯해 귀에 착 감기는 음악까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방문한 이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투폴드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오랜 기간 고심해온 황 대표의 전문가로서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곳은 주변 상권이 따로 없습니다. 관광지도 아니구요. 고객분들이 찾아오시게끔 해야겠기에 공간 자체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를 염두 했는데 첫 번째는 투폴드에 들어서는 순간 새로운 세상에 발을 딛는 기분을 느끼셨으면 했고, 두 번째는 차경(借景)이라는 단어처럼 외부의 뷰를 온전히 실내로 가져오고 싶었어요. 최고의 인테리어는 뷰라는 생각이 있었죠. 그래서 기존에 저수지 뷰를 가리던 데크를 없애고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확장시켜 큰 통창으로 펼쳐 보였습니다.”

음악도 예사롭지 않다 했더니 황현 대표가 오픈을 준비하며 한 곡 한 곡 직접 듣고 모아놓은 플레이리스트들이란다. 무려 400곡, “ ‘카페 음악’이라고 검색하면 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과는 차별화하고 싶어서”라는 그의 친절함과 섬세함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황 대표를 미소 짓게 하는 것은 바로 “커피 맛있어요”라는 고객들의 말이다. 

“예전부터 커피를 참 좋아했습니다. 핸드드립이나 스페셜티 커피를 즐기고 전국에 유명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를 찾아다녔죠. 에스프레소 바가 생긴 초창기부터 즐겨다닐만큼 일반인 치고는 꽤나 열중했어요. 이렇게 될 줄 알았는지 오래전부터 막연하게 ‘내가 카페를 운영하게 된다면 이곳의 원두를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서울의 유명 로스터리가 있었어요. 현재 투폴드에서는 이곳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커피 맛에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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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수제 바닐라빈 라떼, 너티카라멜, 흑임자 크림라떼 등의 시그니처 메뉴를 비롯해 필터커피 3종, 그리고 수제청으로 만든 에이드들까지 모든 메뉴가 골고루 사랑받고 있다. 소금빵, 크루아상, 뺑오쇼콜라도 인기 메뉴. 그는 “빵은 어머니가 담당하시는데 힘드실까 봐 종류를 더 늘이지 못하고 있다”며 효자다운 면모도 보인다. 

“제가 만든 공간을 찾아주신 분들께 ‘좋은 경험’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채우고 잘하는 부분은 더 발전시키면서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는 투폴드가 되길 소망합니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제대로 가겠습니다.”


의도적으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마련하는 비일상은 정신적 충만함을 위한 고요함일 수 있고 일상의 틈새에 끼워진 작은 쉼표처럼 휴식일 수 있다. 자유를 누리는 시간과 공간이면서 어쩌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기 위한 짧은 여행일 수도, 투폴드에서 진정한 비일상의 휴식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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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weeklypeople)-김유미 기자 wp@weeklypeople.co.kr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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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_______________^ 황대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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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일상(日常)을 위한 비일상(非日常)의 공간, 투폴드(TWOFOLD) - 황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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